가끔씩 보는 네이버 쉼에서 이 책에 관한 내용이 나온 적이 있다.
그런 책들을 보면 꼭 저자가 누군지, 책의 내용은 무엇인지 궁금해서 검색창에 한 번씩 쳐본다.
한윤형.
이름이 되게 낯익었다. 그가 출간한 저서를 보니 그럴 만했다.
약 2년 전쯤, 그가 공동 출간한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라는 책을 읽어서 낯익었나 보다.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가 출간한 책의 제목을 하나둘씩 살펴보면 대충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건지 어렵게만 느껴졌던 정치/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그의 책에서는 술술 읽힌다.(뭐 그의 말로는 이미 어려운 분야는 진중권이나 여러 유명인들이 선점하고 있으니 밥 먹구 살려면 쉽게 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83년생인 칼럼니스트, 글 쓰는 게 타고난 건지 그의 깊이가 참 부럽다. 유독 공감되는 글도 많았고 흔히 판타지로 가지고 있던(쉽게 말하면 희망고문과 같은 일들) 것들을 모조리 파괴해 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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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의식 객관적인 자기 인식 없이 낭만화된 자기 긍정은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중2병'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정말로 자신을 긍정하는 길은 자기 행위의 무의미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일 것이다. -p.20-
경쟁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는 건 진부한 일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믿음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의 시스템은 이런 믿음을 체계적으로 배반 또는 배제한다. 고1,2 때 공부를 못하다가 느닷없이 미친 듯 공부하여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식의 전설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1학년 때부터 빈틈 없이 내신 점수를 따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는 커져만 가고 중소기업에 입사해 경력을 쌓아 그 위로 올라가는 '루키 전략'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들은 '첫 직장'에 목숨을 건다. 환승 통로에서 뛰어가 앞 지하철에 탑승해버리면, 다음 지하철을 기다리는 사람과 '하늘과 땅'처럼 처지가 갈리기 때문이다. -p.63- 문화자본 한국 부르주아들이 남긴 '위대한 유산'을 증명하는 사례는 노동자를 효율적으로 착취하는 영역에서 반복된다. 기아자동차 모닝을 위탁 생산하는 동희오토라는 기업에 10여 개의 하청기업이 있고 노동자는 100% 비정규직이다. 해마다 10여 개 하청업체 중 한 두 개를 폐업하고 새로운 사장과 재계약하면서 근속, 임금 등을 승계하지 않고 마음에 안 드는 노동자들을 손쉽게 갈아치운다. 이런 '편법'을 통해 그해의 최저 임금에 해당하는 임금으로 제조업 생산라인을 돌리고 있는데 부르주아들은 이를 최고의 경영 혁신 사례로 자랑한다. -p.78- 교양의 실종 "교양을 뭐라고 정의합니까?" 나는 대답한다. "어디에 쓸모가 있는지 똑 부러지게 얘기는 못하겠는데, 여하튼 남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하는 그런 것." -p.112- 내려가는 사회 영화 <맘마미아>를 좋아한다. (중략) 최근 문득 영화의 내용을 씁쓸하게 곱씹어보게 되었다. 영화에서 '청춘'은 부모 세대의 추억 어린 과거를 가리키는 말이지, 현재의 청년들과는 관련이 없다. 록 콘서트를 따라다녔던 소녀들, 히피들, 파리에서 사랑을 나누었던 연인들의 기억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지만 그 낭만은 오늘날의 것이 아니다. 아마도 영화는 68세대의 청춘에 대한 후일담과 중년이 되어 세상에 적응했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들 특유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것 같다. 그 자의식은 한국 사회의 386세대들이 '청춘'이란 말을 경외하고 소비하는 태도와도 포개진다. 오직 기성세대만이 청춘을 예찬한다는 사실은 놀랍지도 않다. -p.130-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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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총 3부까지 구성되어 있다.
이제 1부까지 다 읽었다. 2~3부가 더 기대되는 군.
공부하다가 머리 아플 때 조금씩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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