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성적인 것에 이토록 집중하는 이유는 사회가 성을 터부시해 왔기 때문. 인간은 금지된 것을 주로 욕망하고, 금지된 만큼 생각하는 법. 금지된 것, 도달하기 힘든 것, 갖기 힘든 것만이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다.
술을 마셔서 문제나 고뇌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마음이 멍해지고 단순해지는 것 뿐이다. 한마디로 아이큐 130의 정신 능력이 아이큐 70으로 순간적으로 떨어지니 세상과 자신이 모두 순간적으로 단순해진다는 것.
몸과 마음은 같이 간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무언가를 의심하거나 우울한 증세가 있다면, 일차적으로는 운동을 하면서 해결을 할 수 있다. 정신에 문제가 생기면 몸에, 몸에 문제가 생기면 정신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누군가와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바로 우리의 몸. 내가 세계에 나가고 타인과 만나는 것은 정신이 아니라 육체.
모든 보수적인 담론은 정신의 능력을 강화하려 한다. 정신적 능력이 강화되면 자기를 관리하고, 검열한다. 육체적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정신은 보수적이고, 몸은 래디컬하다.
엑스터시(Ecstasy) : 엑스라는 말이 ~의 바깥. 스타시스가 스테이트 즉, 상태. 내 상태에서 나간 상태. 정신이 나간 상태. 자신의 중심에서 보면 정신이 나가 있지만 정확하게는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는 것.
우리가 세계를 경험하는 방법은 일단은 무아지경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것. 몸의 진보성. 몸의 개방성. 몸이 먼저 움직이고 몸이 항상 먼저 세계에 나아간다. 우리 정신은 항상 말리고. 정신적으로 반성하거나 생각하는 게 강해질수록 육체적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사랑을 하게 되면, 누군가가 여러분 몸을 만지게 된다. '어, 나에게 이런 소리가 나네? 내가 이런 악기였네?'라는 걸 보여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거다. 정신적 사랑이라는 말은 당연히 개소리. 우리가 정신적으로 '저 여자, 저 남자는 괜찮다'라는 건 저 남자, 저 여자는 연주를 잘할 거라는 느낌이 드는 것. 그 느낌이 물씬 드는 거다.
이 세상의 나 아닌 모든 것들이 나를 울린다. '우리의 몸은, 아니 나라는 사람은 악기다'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는데 이상한 소리가 난다면, 그 악기가 문제인지 자신이 문제인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개는 연주자의 문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키스를 나누고 나를 만져 주기 바란다. 나에게서 날 수 있는 전혀 다른 소리들을 기대하는 것. 그래서 사랑을 하지 않게 되면, 어떤 사람의 몸과 부딪히는 관계를 맺지 않게 되면 여러분은 끝난 것. 살아 있어도 끝난 것. 썩어 가는 거다. 리셋이 되고 있는 것. 악기를 켜지 않으면 그 악기를 사랑하는 게 아니다.
우리 몸은 악기와 같으니 악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생각. 악기는 세계와 만나고 소리를 내야 한다. 그게 섹스일 수도 있고, 운동일 수도 있고, 악기 연주일 수도 있다. 바람 쐬는 거 좋아해야 한다. 바깥에 나가서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이 날렸을 때의 느낌들, 물가를 거닐고 춤을 출 때 느껴지는 황홀함. 세계와 부딪혔을 때 나는 이 모든 것들이 악기가 내는 소리.
유치한 사람들은 어린 아이들 같다. 아이들은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걸 모른다. 남들은 자신을 그렇게 의식하지 않는다. 혹여 만에 하나 누군가가 의식을 한다고 해도, 그 사람을 자신을 그다지 오래 기억하지도 않을 거다.
다른 사람 신경 쓰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말자.
우리가 사람들을 만날 때 상대방의 신체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하는 게 좋다.
몸이 아프든 뭐든 자신의 삶에 당당해져야 한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 억지로 정상적인 사람과 경쟁하려고 하면, 자신의 몸을 더 학대할 수밖에 없다. 주어진 몸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고, 그 한계 내에서 몸의 모든 가능성을 실현해야 한다.
아주 격한 운동이라든가 마라톤을 해 보신 분은 알 거다. 세계에 열리는 경험. 육체적으로 극한의 경험을 하면 정신이 세계에 열리는 경험. 달리기는 바람이나 땅에 우리의 몸이 열리는 것. 기존의 가족질서나 직장 생활에서 위축됐던 사람들은 운동을 하기.
정신노동, 육체노동의 구별은 지배자들이 일 안하고 놀기 위해서 만든 개념.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진정한 억압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이라는 분업에서 완성된다고 하는 것. 일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바로 억압.
나 아닌 다른 것들을 많이 봐야 한다. 많이 경험해 봐야 한다. 최선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좌절하고,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좌절하는 것. 경험에서 배운다는 건 진지하게 직면하는 것. 진지. 참될 진자에 잡을 지. 꽉 잡을 때 그게 뜨거운지 시원한지 안다. 그때 배우는 것. 뜨거운 척 하는 게 아니라 꽉 잡아 봐야 된다. 진지한 경험들을 젊었을 때 빨리 빨리 해야 된다. 나이가 들면 감당해야만 하는 것도 감당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결혼제도라는 건 사실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 영원할 수 없는 것을 영원한 것으로 만들려는 불가능한 시도. 사랑이 시작되어 활짝 절정에 이르렀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것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잘 살려면, 남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선과 악은 사회적 가치관이고 신의 명령. 나와 무관한 것. 니체는 <도덕의 계보학>에서 선악을 넘어선다는 건, 사회적 가치 평가와 통념으로 살지 않는다는 것.
자기 감정에 당당한 사람이 삶의 주인. 타인을 위해 자기감정을 억누르는 사람은 대개 노예들. 여러분들은 약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배려라고 생각한다. 기껏 배려한 게 권력자들에 대한 배려. 그건 배려가 아니다. 자기 감정을 거슬러서 살면, 그때부터 삶이 불행해진다.
타인이 정한 행복과 불행이란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행복과 불행이란 기준으로, 일체 검열하지도 않고 쫄지도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감정에 따라 판단하라는 것.
타인의 욕을 들어가면서까지 자신으로 살려는 절절한 발버둥.
얼마만큼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사랑하는지의 문제. 덜 사랑하면 할수록 굿과 에빌, 선과 악의 가치 기준에 따라 살 거다.
섹스를 한 뒤에 섹스를 한 상대방과 더 있고 싶다고 느낄 때 우리는 사랑에 빠진 것.
우리는 몸의 존재이기 때문에 몸과 같이 간다.
사람 몸은 구멍이 다 뚫려 있다. 입도 귀도 세계에 다 열려 있다. 그래서 몸은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도구. 몸이라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지평이자 교감의 지평. 귀가 있으니 음악이 가능하고 눈이 있으니 그림이 가능, 촉각이 있으니 키스도 애무도 섹스도 가능,
사랑을 하면 '지금' 꽃을 피우는 것. 사랑을 하면 현재에 산다. 오늘이 행복.
'한 번 완전히 변하고 싶은가?' 그럴 때 우리에게 사랑이라는 건 그렇게 강력한 계기. 오로지 나의 느낌에, 내 감정에 유일하게 집중하고 사랑을 할 때만이 주인이 되는 경험을 한다.
'사랑해'라고 떠들지 말고, 한 번 쓰다듬어 주는 게 더 강한 것. 사랑한다는 건 만지고 싶다는 것. 피부를 맞대고 같이 자고 싶다는 것.
인류의 역사가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가 우리 몸은 우리의 것이고, 내 삶이라고 긍정하는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내가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도 누군가가 나를 만져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소리가 나에게 나오길 원하는 환희고 희열.
행복은, 드물고 아주 희귀하다. 용기 있는 사람만이, 기꺼이 상처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행복을 얻을 거다.
아우라는 '지금 그리고 여기'라는 느낌.
사진의 풍경은 '시각'만이 추상화되어 박제된 영역.
스마트폰. 핸드폰이 우리의 촉각마저도 유혹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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