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수술하고 입원 해 있을 때 이모가 찾아왔어요. 가장 가까운 친척이죠. 제가 이모에게 몸이 말이 안 들어서 속상하다고 하니까, 이모가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수진아, 물론 지금 많이 아프고 힘들겠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몸이 말을 안 듣는 게 아니라, 너무 열심히 일하느라 몸이 너에게 하는 말을 네가 놓친 건 아닐까?
- 책 <What do you want>
너무 열심히 일하느라 몸이 하는 말을 놓쳤다니. 관점의 전환이다. 예전에 책 <사과를 먹을 땐 사과를 먹어요>를 읽고 무척 인상 깊어서 그 작가가 쓴 <마음이 헤맬 때 몸이 하는 말들>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책 <생각에 관한 생각>에서 두 자아 부분이 생각나기도 하고. 경험하는 자아는 늘 발언권이 없어서 기억하는 자아에게 밀린다. 여행을 가서도 항상 기억하기 위해 카메라부터 들이미는 습관 탓에 오롯이 즐기지 못하지 않나. 과거에 어땠고, 미래에 어때야하는지가 중요한만큼 현재 지금 이 순간도 중요하다. 희생하는 사람이나 상황일 수록 오히려 그런 것들이 작은 목소리를 낼 때 더 귀기울여야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물었을 때 서민정 작가는 3가지를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작가는 무엇인가를 만들고make, 이를 관람객이나 평론가들에게 보여주며 Show, 그들로부터 감상평, 비평, 판매 등의 피드백 feedback을 받는 사람입니다.
- 책 <What do you want>
작가뿐일까. 모든 직업이 Make, Show, Feedback의 단계를 거친다. 일단 모든 시작은 끊임없이 찍어내는 것. 폭발적으로 양을 증가시키다보면 양질전환이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퀄리티가 낮아서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자체가 욕을 먹는 두려움을 동반하겠지만 결국 퀄리티는 점점 좋아질 것이고, 좋지 않았던 피드백도 점차 개선될 것이다. 그리고 나를 대상으로 감상평, 비평, 판매 등을 거두는 고객들은 만족하면 만족할수록 기대치를 올릴 것이고, 나는 그에 맞춰 또 퀄리티를 올린다. 일이란 게 이 과정의 반복 아닐까. 그러니 끊임없이 만들고, 욕 먹을 각오로 보여주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람이 나에게 꼭 개선했으면 하는 점을 조합해 만들어냈던 것을 재탄생시키기.
하루를 충실히 보내는 사람들은 '내가 시간을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가'를 의도적으로 확인하고 조정하면서 살아갑니다.
- 책 <What do you want>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 내가 왜 여기 와있는지 후회하지 않으려면 매 분기점마다 점검이 필요하다. 이렇게 가는 게 맞는지, 속도를 좀 더 올려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길로 가야하는지. 현재 가고 있는 길과 이 길을 가기 위해 포기한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 등을 의도적으로 확인하고 틀린 부분이 있다면 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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