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기대치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대다수 사람들의 삶이 좋아지는 세상에서 인생에 필요한 기술 중 하나는 지향하는 기준선을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다. (p.65)
기준선의 다른 말은 원칙. 외부에서 새로운 정보가 유입될 때마다 원칙을 흔들면 삶은 불행해진다. 목표나 계획은 시도때도 없이 달라질 수 있어도, 원칙은 자신을 크게 흔드는 대상이 있지 않는 한 고수하는 편이 좋다.
몽테스키외는 275년 전에 말했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 목표는 쉽게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남들보다 더 행복해지길 원한다. 이는 언제나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는 남들이 실제보다 더 행복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p.66)
스스로 행복해지기는 쉽지만 남들보다 행복해지기란 어려운 법이다.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제보다 더 행복해지면 되지만, 남들보다 더 행복해지려면 애초에 각자에게 정해진 행복의 총량을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10이라는 행복을 가지고 있고, 상대가 100이라는 행복을 가지고 있다면, 무려 10배의 격차를 줄여야 동일선상이 가능한데 그 과정이 행복할까? 아마 100을 달성하더라도 1000인 사람이 나타날 것이다. 행복에 관해서는 시야를 좁혀 본인만 바라보는 편이 좋다.
우리는 자신의 행복을 남들과 비교해 평가한다. 주변 사람들이 잘 살게 되면 사치품으로 간주되던 것이 놀랍도록 짧은 기간 내에 필수품이 된다. (p.66)
주변 사람들을 잘 두어야 하는 이유. 주변에 물질적인 사람이 많으면 나도 물질적인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물질적 소유물을 지키기 위해 온갖 대책을 세운다. 그것의 가격을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소홀하게 관리한다. 그것들에 가격표가 달려 있지 않은 탓이다. 시력이나 인간관계, 자유 같은 것들의 진짜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금전 거래가 이뤄지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p.78)
가격 측정이 안되는 게 더 비싼 법이다. 최근에 디올 제품의 원가가 8만원이라는 뉴스가 연이어 등장하는데 그걸 모르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판매가와 원가 사이에는 디올이라는 브랜드의 가격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브랜드를 소비한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간을 소비하거나, 공간에 구애 받아야 한다. 나는 그래서 시간과 공간의 자유를 위해 돈을 벌기로 했다. 만약 돈을 버는데 내 시간을 가난하게 만들고, 공간의 압박이 있다면 그 돈은 벌지 않을 셈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제1원칙은 기대치를 낮추는 것입니다. 비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으면 평생 괴로워집니다. 합리적인 기대치를 갖고, 당신이 맞이한 결과가 좋든 나쁘든 침착함과 평점심을 갖고 받아들이십시오. (p.79)
내 삶을 둘러싼 모든 분야의 기대치를 높이는 건 불행해지는 짓이다. 좋은 걸 먹어야 하고, 좋은 걸 입어야 하고, 좋은 걸 봐야하고, 좋은 사람과 있어야 하고 등등. 물론 모든 게 좋으면 무척이나 좋겠지만 그만큼 반작용도 따른다. 삶은 항상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도 없다. 그럴 때마다 불행해지는 것보다, 몇 가지 분야 중에 내가 꼭 쟁취해야할 분야의 기대치만 올려두고 나머지는 평소처럼 두는 편이 낫다.
요즘 세상이 과거보다 더 암울하고 혼란스럽게 느껴진다고 해서 놀랄 필요는 없다. 세상이 더 암울하고 혼란스러워진 것이 아니다. 다만 과거에도 늘 일어난 나쁜 일은 현재의 우리는 과거 사람들보다 더 많이 접할 뿐이다. (p.111)
로컬에 살던 우리는 이제 글로벌에 산다. 그래서 글로벌 뉴스가 매일 쏟아진다. 다른 나라에서는 연달아 전쟁이 터지고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로컬에 살던 시절에도 그랬다. 그땐 정보가 차단됐고, 지금은 이어졌을 뿐. 세상이 점점 더 부정적인 것 같지만 애초에 부정적인 곳이었다. 더 부정적으로 변하진 않았다. 만약 점점 더 부정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분야가 있다면 그 정보를 끊는 것도 방법.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와. 나 빼고 다 잘 사는 거 같네'라는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면, 인스타그램을 끊어볼 것. 그럼 나도 잘 산다.
늘 경계하고 집중해야할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치명적인 리스크다. (p.116)
블랙스완. 확률이 낮더라도 발생했을 때 치명적이라면 대비하는 게 맞다.
나심 탈레브는 자신이 연방 차원에서는 자유주의자이고, 주 차원에서는 공화당 지지자이며 자신이 사는 도시 차원에서는 민주당 지지자이고 가족들 사이에서는 사회주의자라고 말한다. 집단 크기가 4명에서 100명, 10만명, 또는 1억명으로 커지면 그때마다 사람들이 리스크와 책임을 다루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진다. (p.188)
내가 어디 서있느냐에 따라 내 입장도 달라진다. 꼭 하나의 원칙을 고수할 필요는 없다. 일관성이 없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자. 원래 사람은 외부 환경이 달라지면 그것에 적응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 패트릭 오쇼너시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놀라운 성취를 거둔 사람을 많이 만났는데 그들은 대개 행복해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괴로워' 보인다고 해야 맞을 듯 했다." (p.212)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그걸 지키기 위해 열심히 산다. 그걸 바라보는 사람은 그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라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부러워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고군분투함도 적지 않다는 거.
좋은 일은 시간이 걸리지만 나쁜 일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워런 버핏은 평판을 쌓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그것이 무너지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p.217)
확언은 하루 한다고 효과가 있지 않지만, '왜 나만 이모양일까?'라는 생각은 한 번만 해도 나를 무너뜨리기 쉽다. 그러니 꾸준히 시간을 두고 긍정적인 말을 쏟을 것.
당신이 던져야 할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하면 최고 수익률을 달성할까?"가 아니라 "내가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최선의 수익률이 얼마일까?"이다. (p.238)
지속 가능한 최선의 수익률, 내 생활에 맞는 최적 생계비. 이런 것들을 정해놔야 삶이 편하다. 내가 정해놓은 금액 혹은 비율만 달성하면 그 이후로는 선택이다.
많은 이들이 효율적인 삶을 살려 애쓴다. 시간을 조금도 낭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있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자 아모스 트버스키는 언젠가 이런 말을 했다.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는 비결은 항상 조금씩 덜 일하는 것이다. 몇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면 결국 몇 년을 낭비하게 된다." (p.259)
때론 비효율적인 게 효율적이다. 때론 시간 낭비하는 게 낭비하지 않는 것이다. 효율을 추구하다가 비효율이 되기도 하고, 낭비하지 않으려다가 낭비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던가. 단기적으로 낭비하되 장기적으로 낭비하지 않는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비효율적이되 장기적으로 효율적인 방향을 추구할 것.
누군가가 찰리 멍거에게 워런 버핏의 성공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그는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그저 휴식을 취하며 책을 읽는데 보냅니다." 버핏은 생각할 시간이 무척 많았다. (p.262)
나도 요즘 그러고 있어서 행복하다. 주 7일을 일하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이것도 내 스타일이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대신 하루 일하는 강도는 낮다. 정말 급한 일이 아니라면 피곤할 때 쉬거나 다른 일을 해야한다면 그 일부터 처리한다.
목표로 삼을 가치가 있는 것 중에 공짜가 없다는 것이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모든 것에는 비용이 따르며, 대개 그 비용은 잠재적 보상의 크기와 비례한다. (p.277)
비용이 크면 보상도 크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보상을 원하면서 비용은 줄이고 싶은 건 도둑놈 심보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말했다. "안전 마진의 목적은 예측을 불필요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높은 유연성을 지닐수록 앞일을 정확히 예측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p.358)
저축 열심히 하자. 시간 많이 축적해놓자. 평소에 콘텐츠 많이 발행하자. 넘치는 것 같은 것들이 결국 위기 때 중요한 안전 마진이 된다. 그때 그것들로 버텨서 위기를 넘어서면 된다. 항상 제 시간에 맞춰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은 연착되면 짜증을 낸다. 하지만 미리 움직이는 사람은 늦게 오든 빨리 오든 중요하지 않다. 제 페이스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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