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에 구입했던 책이다. 책장에 몇 년간 꽃혀있다가 '샘터'라는 출판사가 눈에 띄었다.
내가 갖고있는 장영희 교수님 책들도 샘터가 아니였던가.
그동안 안 보였던 것이 신기하게도 내가 관심을 기울이니 보이게 되더라.
제2장, 어딜가도 네가 있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2장은 친구에게 쓰는 우정일기 같은 느낌의 짤막한 글들이 모여져 있는데 글들이 참 예쁘다.
살기 싫다, 죽고 싶다고 푸념하는 이들의 다양한 하소연을 들으면 나도 금방 우울해진다.
그런 날은 나도 딱히 살 게 없어도 동네 시장을 가로질러 산책을 간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크게 감동하고 고마워하는 이들을 보면 '나도 그래야지' 결심하게 된다.
사랑의 길을 잘 걸으려면 예민한 귀와 눈과 마음이 필요하다.
말 안해도 다 알 수 있고 헤아릴 수 있는 침묵의 힘. 언어는 때로 미로와 같지만 침묵의 길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정은 침묵을 좋아한다. 너무 많은 말을 방해가 된다.
서로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이들끼리 오랜만에 서로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평범하지만 놀라운 행복이다.
건강하게 살아서 듣는 목소리는 어떤 음악보다 아름답고 힘이 있다.
함께할 수 없을 땐 함께했던 시간들이 더 소중하고 아름답게 여겨지는 법.
함께 밥 먹고, 일하고, 웃고, 이야기하는 평범한 일상의 일들이 아득한 옛일처럼 귀하게 여겨진다.
아파서 혼자 따로 누워 있을 적에는 더욱.
내 몸만 생각하라는 그 말. 그지없이 고맙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도 남에게 그렇게 말해왔지만 입장이 달라지니
정말로 쉽지 않더라'고 친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았네.
산문집을 읽다보면 내가 놓친 것들, 사소하게 생각한것들이 다시금 소중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그냥 흘러지나갈지도 모르는 감정과 상황들에 의미를 부여하니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간다는 것.
고맙다. 미안하다를 밥 먹듯이 아니 거리낌 없이 말하는 친구들이 있다.
가끔은 굳이 이런걸 표현해야하나? 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에서 오해가 발생하고
그것을 내뱉지 않아 불신이라는 커다란 벽을 만든다.
사람이 말을 할 수 있는건
눈빛이나 몸짓에 따른 표현등에 의한 차이에서 상호간의 불일치를
좀 더 극복하고 이해하라고 하는 의도가 아닐까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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