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일에는 티스토리에 몇 년마다 한 번씩 쓰는 시리즈의 글을 썼습니다.
그 글의 제목은 '서른 넘게 살아보니'였습니다.
故 장영희 교수님이 썼던 '내가 살아보니'를 감명깊게 읽고 제 식대로 풀어쓴 글입니다.
7년 전에 처음 접하고, 얼마나 감명 깊었는지 스물 중반에 한 번, 스물 후반에 다시 한 번 생각을 남겼어요. (모든 글을 소개하면 너무 길어질 거 같아 '~까지 살아보니' 시리즈가 궁금하다면 블로그를 통해 읽어보세요!)
그렇게 생각을 남기고나면 금방 잊더라고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어쩌다 과거에 쓴 글을 살펴볼 때 '이런 글도 썼구나'라며 감상에 빠질 때 다시 마주하게 되더라고요. 그럼 그때 그 시점의 생각을 남기는 식이죠.
'서른 넘게 살아보니'에서는 총 8가지의 소망(?) 같은 짧은 글을 남겼어요. 3개월만에 다시 읽어보니 '스스로 잘 대접하면 좋겠다'라고 남겼던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중한 사람에게는 잘 대접하면서, 스스로에게 잘 대접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도 마찬가지. 샤워하고나서는 로션을 발라주고, 식사도 대충 때우는 것이 아니라 잘 대접해주면 좋겠다. 제철 음식이 비싸다고 해서 건너뛰지 말고 월급날만큼은 제철 음식을 선물하자.
커피도 좋지만 가끔은 녹차나 티 종류도 즐겨주면 좋겠다. 그리고 일하면서 마시지 말고 커피나 차를 마시는 동안에는 잠깐의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나와 함께 사는 것들. 식물이나 물건들도 잘 정리하면 좋겠다. 정리가 잘 되면 찾기도 쉬우니, 찾느라 시간을 덜 써도 된다.
글 <서른 넘게 살아보니> , 스스로 잘 대접하면 좋겠다
스스로 대접하면서 살고 있나요?
이 질문에 당당하게 '네!'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1월에 쓴 글대로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거든요.
바디로션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바르기 위해 욕실과 침실에 하나씩 뒀는데도 여전히 출근 준비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빼먹기 일쑤고, 준비된 식사 대신 항상 퇴근길에 당기는 음식 위주로 먹고 있고요.
월급날만큼은 맛있는 걸 먹어야 하는데, 다른 날에도 충동적으로 먹게 되니 월급날만의 매력도 못 느끼는 거 같고요.
아, 다행히 모닝 루틴을 하면서 녹차나 티 종류 정도는 즐기고 있네요.
그나마 다행일까요.
어.. 그렇지만 여전히 일하면서 마시는 중입니다.
(식물이나 정리는 말잇못...)
제가 소망한 것들이 분명 별 것 아닌데, 이것 조차도 지키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별 거 아니니까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일까요.
스스로 잘 대접한다는 삶이란 무엇일까요.
항상 잘 대접한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행복할 때는 행복감이 사라질까봐 불안감을 느끼고,
불안할 때 우울감을 느끼는 대신
행복할 때는 금방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지금을 누릴 줄 알고,
불안할 때는 언젠가 끝날 것임을 알기에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아는 삶이겠지요.
몇 년 뒤에 서른 중반까지 살아보니를 쓸 때 다시 지금의 글을 마주하게 되겠지요.
그때는 적어도 지금보다 '스스로 잘 대접하고 있다'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로션을 바르고, 종종 산책을 하고 여유를 찾아야겠지요.
그런 사소함이 깃든 삶을 꾸준히 유지한다는 것. 아마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잘 대접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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