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자본/영화리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성
2016. 8. 24.일본 영화는 대체로 재미가 없다. 그래도 그나마 봐줄만한 장르가 러브레터나 지금, 만나러갑니다와 같은 멜로/로맨스거나 지금 소개하는 애니메이션들이다.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라 1달에 한 번쯤은 극장을 찾아가서 신작들을 보곤한다. 그리고 집에서도 예전에 봤던 영화나 극장에서 보지 못한 영화들을 찾아보기도 하는 편이다 우리는 배가 고파서 식당을 찾을 때, 가보지 않았던 식당보다 이미 검증된 식당을 더 선호한다. 순대국밥이나 해장국처럼 흔하디 흔한 메뉴가 질릴법한데 술 먹은 다음 날이면 이보다 좋은 메뉴가 없다. '영화'도 그렇다. 음식보다는 덜 하겠지만 새로운 음식보다 이미 검증된 메뉴를 다시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아마 위 두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중학생 무렵이었다. (개봉일을 찾아보니 센..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부모의 나이는 자식의 나이와 같다.
2016. 5. 6.오랜만에 집에 가는 길에 이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개봉했을 땐 이 영화가 있는지 몰랐고, 그 후에 재개봉 소식을 간간이 찾아보곤 있는데 아직 수도권에는 소식이 없다. (현재 대구에 어느 영화관 한 곳에서만 재상영을 하고 있다.) 만약 언제라도 근처 영화관에 재개봉한다면 꼭 극장에서 보고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그렇게 흥미롭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블로그에 신경 쓸 여유가 없어서 몇몇 글들만 겨우겨우 시간을 내어 쓰다보니 상대적으로 포스팅 시간이 오래 걸리는 리뷰 카테고리는 방치된지 오래다. 리뷰를 쓰고 싶은 영화나 음악은 여전히 많지만, 포스팅 시간을 감수할만큼 써야겠다는 작품은 많이 없었다. 그래도 이 영화만큼은 꼭 리뷰를 쓰고..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
2016. 3. 7.2016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몇 주 전부터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상영관이 없었다. 내가 살고 있는 분당 근처에만 CGV 야탑, 롯데시네마 성남&성남신흥, 메가박스 분당, CGV 오리. 이렇게나 극장이 많은데 많아야 하루에 2번 정도 상영. 그것도 심야 시간에만 틀어주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2월 29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고 나서 조금 바뀌었다는 것. 거의 상영관을 반독점하던 검사외전이 어느정도 물러날 때가 된 것도 있었지만 아카데미 영향이 크긴 했다. 덕분에 보고 싶었던 시간대에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우리나라는 불가능한 이야기네"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혹여나 이 시점에서 뇌물을? 이런 생각이 들었던 나마저도 한국 영..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 2015)
2016. 1. 19.Revenant 미국∙영국 [révənənt] 1. 저승에서 돌아온 자; 망령, 유령 2. (유배, 긴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 정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영화 제목은 없다. 사실 지난 달부터 기다려온 영화가 있었다. 그게 레버넌트냐고? 아니다. 바로 내부자들, 더 오리지날이었다. 11월에 개봉한 내부자들을 워낙 재밌게 봤었기에, 감독판이 나온다는 건 흥분 그자체였다. 감독판도 나올까말까한 상황에서 마침 청소년 관람불가인 내부자들이 엄청난 관객 스코어를 달성하고, 연극의 커튼 콜 마냥 작년 마지막 날에 개봉했다. 시간만 있었으면 12월 31일에 극장으로 바로 달려가서 영화를 봤을 테지만, 미리 계획된 여행이 있었기에 그 다음해를 기약했다. 그렇게 해가 지나고 여행을 갔다오니 영화는 내 시야에서 조금 멀어져 ..
인턴(The Intern, 2015)
2015. 11. 1.개봉 당시부터 눈여겨보던 영화였는데 나를 영화관에 끌어들이지는 못했었다. 9월에는 를 보고 10월에는 을 보면서 은 그냥 나중에나 봐야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회사 추계워크샵 등산 일정이 갑자기 영화 관람으로 바뀌면서 우연치 않게 관람을 하게 됐다. 내용이야 뭐 조금만 검색하면 나오니 뻔하고, 나름 30대 CEO와 70대 시니어 인턴이라는 설정이 신선했다. 하긴 이 설정도 미국이니까 가능한 거지. 국내였으면 지금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같은 주제로 나오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다음 장면을 미리 예측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그런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 비껴나갔다. (감이 떨어진 건지) 그렇게 만족할만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나름 볼만했다. 인턴 역할을 맡은 로버트 드니로를 보면서 전에 ..
사도(The Throne , 2015)
2015. 9. 20.본 글에는 영화 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송강호'는 두말 할 것도 없고 마침 이 영화 보기 전에 봤던 베테랑에서 정말 극찬을 받았던 '유아인'까지 출연하니 이번 하반기 때 기대작이었다. 거기다가 사도 세자에 관한 이야기는 역사적으로도 워낙 유명하다보니 작품화된 적이 꽤나 많은데 그럼에도 또 다시 영화로 들고 나온 이준익 감독의 역량도 궁금하기도 했다. 역사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은 픽션을 가미하지 않는 이상 스토리는 진부할 수 밖에 없다. 지난 해 1600만명 이상이 관람했던 명량 또한 그런 평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번 사도 또한 그랬다. 스토리는 어느정도 감안하고 본 터라 배우들의 연기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관람했다. ..
영화 취향분석 with 왓챠
2015. 8. 29.1. 별점 분포 왓챠 앱은 영화 매니아에겐 진리다. 봤던 영화를 기록할 수도 있고, 평점으로 내 취향을 분석할 수도 있는 만고불변의 왓챠. 현재 필자 같은 경우 313개의 영화를 관람했다. (아마 이보다 더 많이 관람했겠지만?) 왓챠 같은 경우 영화를 평가할 때 최소 0.5점부터 최대 5개까지 별을 매길 수 있다. 나는 주로 4개의 별점을 뿌렸고, 평균은 약 3.7개로 분석이 됐다. 2. 선호 국가 역시 할리우드 영화가 제 맛, 한국영화보다 오히려 미국 영화를 많이 봤다. 그리고 영국이야 영어권이니 미국과 동급으로 친다 하더라도 독일은 약간 의외다. 쉰들러 리스트나 타인의 삶 같은 영화들의 힘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3. 선호 배우 역시 송강호, 그가 나온 영화는 거진 재밌다. 물론 작품성이야 두 말 할 ..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 2015)
2015. 8. 25.요즘 본 영화는 많은데 가급적이면 영화 리뷰는 남기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 나 말고도 올릴 사람이 많으니까. 근데 이 영화만큼은 좀 독특한 방식으로 리뷰를 올리고 싶다. 지금 쓰는 글이 영화 리뷰라기보다 배우 리뷰라고 보면 무방할 것 같다. 뷰티인사이드 OST였던 True Romance를 틀고 리뷰를 읽으면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이수역을 맡은 한효주, 배역에 딱 어울린다. 뷰티 인사이드가 중박만 쳐도 앞으로 비슷한 작품들 연달아서 러브콜 올 듯. 이 영화 감독 말로는 한효주 왼쪽 얼굴이 최고라는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영화 보는 내내 정면 샷보다는 측면 샷을 강조하는 듯한 연출을 자아내고 있다. 극 중에서 꽤나 괜찮은 대사들을 많이 탄생시킨 덕분에 앞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듯 싶다. 미생에 김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Earnestland , 2015)
2015. 8. 15.최근 부쩍 한국영화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보통 여름 시즌은 외국영화나 장르로 국한하면 블록 버스터 작품들이 흥행하기 마련인데 이번 년도만큼은 암살로 시작해 현재 질주, 아니 독주를 달리고 있는 베테랑까지 그 여파가 무섭다. 두 작품을 모두 봤던 필자로써 두 작품을 논하자면 그저 관객몰이에 그치던 이전 한국 영화와 달리 이제는 작품성까지 꽤 신경썼다는 점을 알 수 있다.마침 괜찮은 작품이 하나 더 나왔다. 안국진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 제목이야 모두가 아는 에서 따왔다고 한다. 박찬욱 감독이 시나리오를 보고 극찬을 했었다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신기하게 그의 작품과도 얼핏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총 예산이 2억 정도 들어간 저예산 영화다보니까 일단 머니파워가 없다고 해야할까. 엊그제 개봉했는데 상..
올드보이 (Oldboy, 2003)
2015. 6. 7.2003년 11월 21일에 개봉을 하고, 그로부터 10년 후 같은 날에 리마스터링 버젼으로 다시 재개봉했다. 처음 세상에 이 작품이 나왔을 때는 미성년자라 볼 수 없었고 그 다음 재개봉했을 때 못 봤던 건 내 인생의 크나큰 실수다. 극장가서 꼭 봤어야 하는 아쉬움이 여전히 가득하다. 이 작품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을 때 판권을 구입했던 할리우드에서 올드보이 리메이크 버전으로 개봉을 했다. 두 작품을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미국판도 뭐,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겠으나 아쉽게도 리메이크 판은 원작과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다는 함정이 있다. 사실 올드보이(2003)는 우리나라보다 해외에서 더 큰 매니아 층을 갖고 있다. 외국 사람들이 우리나라 영화를 논할 땐 딱 세 가지 키워드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Nobody’s Daughter Haewon, 2012)
2015. 3. 9.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다른 영화들보다 호불호가 강하다. 다른 감독들은 매번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내놓지만 그는 내놓는 영화마다 비슷하다. 그의 작품을 많이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그는 늘 두 사람, 또는 한 무리의 이야기를 스크린 속에 담아낸다. 이번에는 두 사람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마스크가 신비하게 느껴지는 정은채씨가 출연해서 더 눈길이 갔다. 작품을 보는 내내 이선균과의 케미도 제법이다. 스크린 속에서 나오는 남자마다 내뿜는 찌질함은 가히 현실적이다. 그 찌질함 자체가 홍상수답다 할 수 있겠다. 그의 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싫어하지도 않는다. 그냥 기회가 되면 보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영화와는 달리 그렇게 몰입해서 보진 않게 되더라. 그런데 그게 좋다. 영화를 보는 내내 따로 집중..
맨 오브 스틸(Man of Steel , 2013)
2015. 3. 6.맥주 한 잔 마시면서 가볍게 보기 위해 선택한 영화. 어벤져스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우주를 넘나드는 액션은 훌륭. 다만 예상했던 것보다 진지한 측면이 있어서 의아스러웠음. 나중에 제작진을 찾아보니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에 관여를 했다는 소식을 접함. '아 그래서 이렇게 내용이 심오했구나' 단순히 한 히어로의 파워만 내세우는 게 아닌 어떻게 태어났으며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사는지 섬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이런 영화는 IMAX관에서 봐야 제 맛일듯. 집에서 작은 TV화면으로 소비하기엔 아깝다. 평점 7.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