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아이러브인 방송때도 그랬겠지만 방송이란 게 참 아쉽다. 녹화 방송이었고 정해진 시간이 있다 보니 흐름상 급하게 끊기는 부분들이 군데군데 눈에 보였다. 그래도 뭐 고민들, 그리고 강신주의 다상담은 그런 데로 만족스러웠다.
이미 다상담 1,2,3권을 읽었던 터라 많은 내용들이 겹치기도 했지만 그의 강연이나 책을 볼 때마다 뇌리에 남는 걸 보면
계속 곱씹어 볼만한 문제인 듯하다.
밑으로는 방송 보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들.
벙커원에 갔을 때도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정신이 아프면 나를 즉 철학을 찾는다고.
자신의 강연에 언젠가 아무도 안 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래야 다들 건강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 테니까.
변화의 시작은 자신의 흉측한 모습을 떠안고 받아들이는 게 출발점이라고 한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모습은 꽁꽁 뒤로 숨기고 보이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면 평생 자신의 삶에서 가면을 쓴 연기자에 불과하다. 합리화했거나, 피했거나. 자신과 맞닥뜨리기 싫은 자신의 흉측한 모습을 나부터 떠안고 받아들여야 변화가 비로소 시작된다.
중간중간 MC들의 상담도 곁들여줬는데 그중에서도 김제동씨 부분에서 했던 말이 참 인상 깊었다.
"영원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미성숙 한 거에요. 성숙한 사람은 죽어가는 걸 사랑해요 "
" 당신은 벚꽃을 왜 좋아합니까? "
특히 이 부분에서 울림이.. 아주.
우리가 다른 꽃들보다 벚꽃을 더 좋아하는건 아름답게 피어서가 아닌 금방 지기 때문이다.
왜 가난하고 병든 아이들을 돌봐야 할까요?
곧 죽어가니까요.
소중함.
그리고 엔딩 멘트에서 말했던 그의 한 마디.
비겁하게 살아도 좋다.
단 비겁한지 내 자신이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1번, 2번, 3번 … 100번
이렇게 수없이 비겁하다 보면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난 왜 이렇게 비겁하지?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사람은 번지점프대 앞에 서게 된다.
과감하게 뛰어내리거나, 101번째가 될 비겁함을 느끼고 물러서거나.
101번째 비겁해도 좋지만 선택의 기로에 서는 자체가 중요하다.
그렇게 물러나다 보면 나 자신을 바보같다고 느낀다.
그 비겁함의 무게가 무거워지면 무거워질수록 자기 자신을 못 견뎌지게 된다.
내가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을 때. 다시 강해질 수 있다.
P.S.
'돌직구 철학자'라는 수식어를 갖는 만큼 그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나는 전자라 그를 열렬히 지지하고 쫓아다니지만 그렇다고 후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철학이라는 게 애초에 정답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니까.
고민 내용까지 캡처하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제외했지만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때론 그가 상담 중에 직설적으로 내뱉곤 하지만 그렇게 해야 가끔은 우리 내면에 꽁꽁 숨겨져 있던 본마음이
화들짝 놀라면서 튀어나오지 않을까.
전직 힐링캠프 FD의 고민 상담중에 강신주가 "배우가 되고 싶으세요?" 수차례 되묻는 부분에서
이미 그 FD는 고민을 해결했으리라 본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강신주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꿈을 갖는 건 무서운 저주다.
당신은 지혜롭고 꿈이 있다.
28세에 꿈이 있는 건 놀랍다.
많은 젊은 친구들은 꿈이 없다.
취업하는 건 꿈이 아니다.
현실을 은폐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꿈이 있는가 하면 진짜 꿈은 실천을 강요한다
나를 비롯한 많은 젊은 사람들에게 취업은 당장의 문제지만 꿈이라는 건 어쩌면 평생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실천을 강요하는 '꿈'과 현실을 은폐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꿈'부터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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