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생에게 철학이란 참 어렵다.
(물론 내가 공대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학문은 여전히 어려웠을 것 같다.)
내일이면 학생이라는 신분을 벗어나서 이제 사회의 예비(?) 초년생으로 발돋움한다.
아쉬운게 하나 있다면 대학(University)이라는 곳에 들어와서 단순히 내 전공(Major)만 열심히 공부했을 뿐 대학의 어원이 되는 우주(Universe), 즉 대학의 모든 학문이 결합해야 비로소 하나의 인간을 설명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철학도 듣고, 법학도 듣고,
심리학도 듣고, 인문학도 듣고, 행정학도 듣고, 회계학도 듣고, 경영학도 들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아쉽지만 지나간건 지나간 것이고
바빠야 할(?) 지금 이 취업준비생의 시간들을 나름 철학과 인문학 공부에 힘쏟고 있다.
지적 호기심이 가득한 나에게 「아트앤스터디(Art&study)」라는 사이트가 참 유용하다.
강신주 박사뿐만 아니라 진중권, 이택광 등 대표 인문학자의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콘텐츠들이 정말 풍부하다.
하지만 많은 콘텐츠만큼이나 가격도 비싸다. (술 한번 안 마시면 되는 돈이긴한데 그래도 아쉽긴 아쉽다. ㅜㅜ)
그래서 정규강좌보단 세상의 모든지식 365, 일명 세모지 365라고 하는 짤막한 강연들을 어제부터 듣고 있다.
정규 강연보다는 저렴하다. ( http://bit.ly/MHyV1Q )
약 20분 정도로 구성되어 출퇴근 길에 보기도 좋을 것 같고 강신주 박사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 가끔 그에 책에 나오는 철학자들에
관한 강연들이 이 곳에 있다.
1. 동서양 모두가 억압해온 것 - 섹슈얼리티 - 강신주
2. 천재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일생 - 강신주
3.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에 나타난 도시의 병폐, 매춘 - 강신주
4. 마음의 생긴 상처 트라우마 - 강신주5. 에리히프롬 소유냐 존재냐(자본주의 문화 비판) - 서동은
어제와 오늘, 이틀동안 들었던 강연들이다.
주로 강신주 박사 강연들 중점으로 봤는데 지금의 모습보다 풋풋한(?) 모습으로 강연을 볼 수 있었다.
마치 우리 동네에서 내가 즐겨먹는 보쌈집 사장님처럼 푸근한 모습이지만 강의 내용은 참 좋다.
내가 첫번째로 봤던 강연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봤다.
강신주, 『동서양 모두가 억압해온 것 ― 섹슈얼리티』
동서양할것없이 모든 욕(비속어)은 성과 관련되어있다고 한다.
우리가 검열하고 억압하는 대상들은 대부분 성과 관련된 것들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욕을 한다는 것은 치명적, 가급적 우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욕을 쓰지 않는다.
19세기의 엄격한 독일 가정.
사회에서는 성적인 담론 자체를 금기시하였다.
그러한 분위기에서 성적인 담론을 다루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많은 조롱을 받았다.
그 시절 독일 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모든 문화는 성적인 담론을 억압해왔다.
욕, 비속어, 성과 관련된 모든 담론은 우리 스스로에게 금기시되어 있다.
프로이트의 주장 "인간은 탄생에서부터 성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
갓난아이에게도 성욕이 있다는 프로이트의 주장은 당시 독일 사람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였다.
손가락을 빠는 행위는 모유의 섭취와는 무관하게 아이가 쾌락을 위해 하는 행위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쾌감은 추구하고 불쾌감은 피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갓난아이는 순수하게 성적인 것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인간은 탄생에서 죽을 때까지 성적 쾌감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어린아이가 가졌던 입술에 대한 욕망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 남아 있다.
그것은 키스라는 행위에서 남아있다.
유아가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신체 기관은 다음의 순서로 이동한다.
유아가 입술, 항문, 성기에 느끼는 쾌감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으로 숨어 있다가,
사춘기가 되면 다시 기능하기 시작한다.
프로이트는 남성에 대해서만 분석할뿐 여성에 대해서는 거의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페미니스트들에게 공격을 받게 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1. 동서양 언어를 통틀어 비속어는 ‘성’과 연관되어 있으며, 따라서 성 담론은 공히 억압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인간의 성욕을 적극 분석했던 프로이트는 처음에 많은 공격을 받았으나 그의 이론은 개인과 사회를 분석하는
중요한 이론적 도구가 되었다.
3. 갓난아기에게도 엄연히 성욕이 존재하며, 그것은 아이의 순수한 행위에서 발견할 수 있다.
4. 인간의 성적 욕망은 평생에 걸쳐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성 담론은 억압하지 말고 솔직하게 논할 수 있어야 한다.
P.S 주로 교안과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해당 철학자를 잘 모르더라도 강연을 보면서 특징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몇 달 전에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구입했던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을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말았는데 강연을 보고 나니 그에 대한 큰 얼개가 잡혀 다시금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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