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오네모

글 작성자: Yongma 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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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히도 바라던 공연보다 무심코 응모했던 것들이 오히려 당첨 확률이 높았던 거 같다.

아이러브인도 알랭 드 보통 작가편을 본 후에 직접 가서 봐도 괜찮겠다 싶어 응모했던 것이 그런 결과를 낳았다.

 

녹화 날짜 : 2013. 10. 11 pm 7:00

녹화 장소 : 9호선 가양역 10번 출구 SBS 등촌동 공개홀

 

 

주제 : 사랑, 인문학에게 듣다.

 

철학(Philosophy)

어원은 그리스어로 사랑을 뜻하는 '필로스(Philos)'와 지혜를 뜻하는  '소피아(Sophia)'로 구성되어 있다.

지혜를 사랑한다. 강신주 박사는 강의 중에 '아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사랑의 출발은 모르는 것

강의를 시작하면서 커플들에게 손들어보라고 했다. 몇 몇 커플들이 손을 들었고 그들에게 물었다.

지금 옆에 있는 사람 모른 상태에서 사귄것이냐고.  그렇다라는 대답에

혹시 지금 알았던 것을 사귀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사귀겠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둘다 씨익 웃는다. 아닌가보다.

 

사랑의 증표

 

1. 알려고 하는 것

 

우리가 흔히 진로를 정할 때 전공을 기준으로 정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맞춰 전공을 선택한 사람은 드물다.

누가 무슨 일하면서 살거냐? 물어본다면 지금 전공쪽으로 나간다는 것은 아는 것이 그거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는 것을 사랑하는 것일뿐, 사랑해서 아는 것이 아니다.

 

연인 사이에서도 '사랑해'라는 말은 딱 한번만 유효하다. 

바로 처음에 고백할 때 가장 높은 강도로 말할때였다.

그 후에 그 멘트는 점점 강도가 약해지고 본래 의미에서 퇴색된다.

 

전화 통화 후 마지막 ' 사랑해 ' -> 끊자. 제발.

출근하기 전 현관 앞 ' 사랑해 ' -> 잘 다녀와라.

 

 

안다. vs 식별하다.

둘의 차이는 사랑의 유무.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것에 관해서 아는 것은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별하는 것은 사랑 없이 그냥 알아보는 관계이다.

(ex.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tv를 보고있던 아내가 나를 힐끔 쳐다보고 다시 tv 볼 때,

     아들이 '오셨어요' 인사 한번하고 지 할일 할 때)

 

노인들이 가족들보다 애완견을 더 사랑해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족들은 자신을 식별하고 말지만 애완견은 자신을 알아봐주기 때문.

식별하는 관계는 그냥 습관 속에서 나오는 인위적인 사랑일뿐, 진실된 사랑이 아니다.

 

우리사회는 사랑하는 것을 찾아주기 보다 돈이 되는 것을 찾아준다.

전공은 사랑하는 것을 찾는 것인데 대학은 취업 잘되는 과, 돈 많이 버는 과를 우선시 한다.

대학이 영어로 University인 것은 우주, 즉 하나의 전공이 아닌 대학의 모든 전공이 합쳐져야

비로소 인간을 설명할 수 있기때문에 자기 전공뿐만 아니라 모든 전공의 기초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

(회계학 개론, 철학 개론, 인문학 개론 등등..)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Ph.D 칭호가 붙는데 Ph는 Philosophy의 약자. 

본래 철학과 박사에만 한정되었으나 그 의미가 넓어져 자신의 전공에 대해서 사랑하는 사람,

즉 아는 것(전공)을 사랑하는 단계에 이른 사람들로 확대되었다.

 

소크라테스 ' 너 자신을 알라' -> 본인을 사랑하느냐?라는 뜻.

본인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평생 가면을 쓰고 사람을 대한다.

 

 

2. 최소한의 폭력을 행사하는 것

 

프랑스 철학자, 메를로 퐁티가 언급했던 말로 

우리가 신체를 가지고 있는 한 폭력은 숙명이다라고 덧붙였다.

순진무구와 폭력은 선택할 수 없고 우리는 폭력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최소한의 폭력을 행사하는 싶은 느낌이 드는 상대(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가 있을때

사랑하고 있다는 증표.

 

옛날, 선비들이 집에 들어가기전에 넌지시 '어흠' '이리오너라' 했던 것들도 자신의 신분에 대한 

우쭐함보다 상대방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는 행동이었다. ( 최소한의 폭력에 해당)

 

말은 최대한의 폭력이다.

인간관계의 병폐는 말하는 것, 말을 많이하면 주변사람은 떠난다.

 

이야기화된 고통은 고통이 아니다.

작가들은 슬픈 존재, 문학을 통해 고통을 승화시킨다.

 

 

3. 들으려고 하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의 말을 듣고 있을 것이다.

내 얘기는 안해도 좋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그 느낌이 곧 사랑이다.

 

친구나 주변 사람의 고민을 진짜로 들어주고 있다면 들어준 사람은 진짜 피곤해질 것이다.

가끔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데 그것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된다..

고민의 고통이 상대방에게 옮겨졌기 때문에 가벼운 느낌이 든다.

반대로 고민을 털었는데도 아직 힘든 느낌이 있다면 상대방이 건성으로 듣거나 자신의 말만 

피력하는 경우이다.

정말 고민이 많을 때 딱 떠오르는 사람 그 사람이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이다.

반대로 만나기 싫은 느낌이 들어지는 경우, 그 친구와 대화했을 때의 모습을 떠올려보라.

내 얘기를 듣기보다 자기 일, 이야기 하기 바쁠 것이다.

 

소통은 애정의 전제이다.

학교 선배들이나 직장 상사들이 야자타임을 하고 싶다는 것은 좋은 소리를 듣고 싶다는 뜻.

그런 사람들은 자기 카드를 안 던지는 사람이다.

( 자기 속내는 털어 놓지 않고 상대방에게만 털어놓으라고 강요)

절대 속내를 털어 놓지말고 오히려 싫은 사람일수록 칭찬을 해라.

 

남의 시선에 따라 살면 하루 세번 욕을 듣는 연습을 해라.

혼자 있으나 천명과 같이 있으나 똑같이 행동할 때까지.

 

 

 

 

 

 

 

ps. 강연을 듣고 나니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참 쉽게 생각했던 것이 결코 쉽게 생각하면 안되는 문제들이었고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같은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러브인 제작진에서 촬영 당일날 비가 예정되어 있어 평소보다 많은 티켓을 뿌린 덕분에

만석을 넘어서 계단까지 점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 물론 비는 오지 않았다.)

한 1200~1300명정도 온 듯 싶다.

 

이전에도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석학들. 

 

'습관의 힘' 저자 찰스 두히그,

'죽음이란 무엇인가' 저자 셀리 케이건,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저자 스튜어드 다이아몬드,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 마이클 샌델 등등.

 

그들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는데 다들 노개런티로 출연했다고 한다.

이들뿐만 아니라 MC 남희석, 노래 불러 주고간 정동하, 더원도 마찬가지.

 

좋아하는 가수들의 콘서트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강연을 듣고 생각하는 것도 좋은 거 같다

책도 주고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기회가 되면 한번 더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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