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나 만다라트로 연간 계획을 세웠다. 아마 앞으로도 나를 홀리는 도구가 나타나지 않는 한 만다라트로 연간 계획을 짜지 않을까 싶다. 만다라트로 계획 짜는 자세한 방법은 2년 전에 브런치에 썼다. 아래 링크를 통해 그 글을 참고하면 좋다.
브런치에 글을 썼던 2019년까지는 모든 칸에 목표를 꽉 채워서 썼다. 열정이 유노윤호급인듯. 물론 실행은 별도다. 다 적는다고 다 이뤄지지도 않고, 덜 쓴다고 해서 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니까. 계획은 계획일 뿐. 사실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
2021년 목표를 짤 때는 아비투스의 일곱가지 자본을 참고했다. 책에서 소개한 자본 순서가 아니라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순서로 배치했고 나머지 남은 한 칸은 습관으로 채웠다. 앞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습관이 생길 때마다 채우면 될 듯.
이번 목표들은 특히 수치화하는 정량적 목표보다 만족감이나 기쁨 등의 감정이나 기분으로 표현하는 정성적 목표를 많이 배치했다. 계획도 오래 짜보니까 단기적인 목표는 정량적인 게 좋고, 장기적은 정성적인게 지치지 않는 거 같더라.
올해 슬로건이나 새기고 싶은 말, 날짜도 빼놓지 않고 적는다. 특히 날짜같은 경우 나중에 수정할 때마다 업데이트한다. 만약에 4월, 7월, 10월에 수정했다면 연말이 되면 나는 1월,4월,7월,10월 네 가지 버전의 만다라트를 가지고 있는 거다. 실제 이룬 걸 확인하면서 수정한 목표들은 주로 무엇인지, 추가한 목표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파악하기 좋다.
예전 같았다면 적금 몇 개 들기, 얼마 적금하기로 했을텐데 이제 욕심은 내려놨다. 그냥 들었던 적금만 해지하지 않기.
올해는 책상 옆에 있는 책장에 이렇게 만다라트를 뽑아 액자로 보관했다.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이거보고 웃는다. 뭐 나는 그럴 때마다 다시 한 번 올해 목표를 보는 셈이다.
계획을 세울 때마다 느끼지만 하고 싶은 건 많고 해야할 것을 찾기는 쉽다. 하지 않을 것을 찾고 하지 말아야할 것을 안하는게 어려울 뿐.
계획을 처음 짜는 사람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건, 계획을 짜는 것인데 사실 그건 배우면 된다. 그러나 배울 수 없는 게 있다면 계획을 덜어내는 것이다. 이건 자신의 욕심을 덜어내는 것이니까.
많은 것을 이루는 대신 이루고 싶은 것을 하나라도 이뤘으면 하는 2021년이 되길.